하나 남은 꽈배기를 사이에 두고 식탁에 마주 앉은 세상빛과 설메아리.
에피소드

시즌 1 · 2화

마지막 한입

접시에는 꽈배기 하나가 남아 있었다.

하나만 먹겠다던 설메아리가 마지막 꽈배기를 보고 한입을 부탁한다. 세상빛도 먹고 싶기는 마찬가지다.

“난 하나만.”

설메아리는 봉투 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나는 찬장에서 접시를 꺼냈다.

“세 개 샀는데.”

“언니 두 개 먹어. 나 아까 밥 늦게 먹었어.”

집에 오는 길에 산 꽈배기였다. 종이봉투가 아직 따뜻했다. 접시에 쏟자 설탕이 식탁에도 조금 떨어졌다. 메아리가 손끝으로 몇 알을 찍어 먹었다.

“밥 늦게 먹었다며.”

“이건 설탕이잖아.”

나는 컵 두 개에 물을 따르고 맞은편에 앉았다. 메아리는 길쭉한 것을 집었다. 나는 끝이 두툼한 것부터 먹었다. 겉은 바삭했고, 가운데는 아직 따뜻했다.

“어디서 샀어?”

“집에 오다가. 골목 입구에 빵집 있잖아.”

“거기 꽈배기도 파네.”

메아리는 빵을 한 번 더 베어 물었다. 무슨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고 마저 씹었다. 나는 물을 마시며 기다렸다.

“다음에도 여기서 사자.”

“응.”

하나씩 다 먹고 나니 접시에 가장 굵은 꽈배기가 남았다. 나는 손가락에 묻은 설탕을 휴지로 닦고 그걸 집으려 했다.

“언니.”

손을 멈췄다.

“한입만.”

메아리는 빈손을 내밀었다. 나는 손을 거뒀다.

“하나만 먹는다며.”

“먹다 보니까 더 먹고 싶어.”

나도 그랬다. 아까 두 개를 먹으라고 했을 때부터 가장 굵은 것을 마지막에 먹으려고 남겨 뒀다.

“나도 먹을래.”

“알아. 다 달라는 거 아니야.”

메아리가 엄지와 검지를 조금 벌렸다. 나는 그 손과 빵을 번갈아 봤다.

“그만큼?”

손가락 사이가 조금 더 벌어졌다.

“이 정도.”

“그냥 반씩 먹자.”

손을 들어 웃는 세상빛.

나는 작은 빵칼을 가져왔다. 메아리가 꽈배기가 남은 접시를 내 앞으로 밀었다.

“언니가 자를 거야?”

“응.”

“그럼 내가 먼저 고를게.”

칼을 대려다 멈췄다. 꽈배기는 한쪽 끝이 길고 가늘었다. 딱 가운데를 자르면 양이 꽤 다를 것 같았다.

나는 접시를 반 바퀴 돌리고 칼을 조금 옮겼다. 메아리가 턱을 괴고 보고 있었다.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옆을 보는 설메아리.

“그냥 잘라.”

“네가 먼저 고른다며.”

메아리가 웃었다. 나도 웃음이 나서 칼을 잠깐 내려놓았다.

한 손으로 빵을 누르고 잘랐다. 메아리는 손을 뻗지 않고 기다렸다. 칼을 접시 옆에 내려놓은 뒤 두 조각을 조금 벌려 줬다. 긴 조각과 짧고 두툼한 조각이었다.

“골라.”

메아리는 긴 쪽을 집었다. 내가 보기에는 두툼한 쪽이 더 컸다.

“그쪽?”

“여기 설탕 봐.”

메아리가 빵을 살짝 돌렸다. 아래쪽에 설탕이 하얗게 붙어 있었다. 자를 곳을 찾느라 나는 그쪽까지 보지 못했다.

설메아리가 긴 꽈배기 조각의 설탕 붙은 면을 보여 주고, 세상빛이 바라보는 모습. 접시에는 두툼한 조각이 남아 있다.
메아리는 설탕이 붙은 쪽을 골랐다.

“바꿀래?”

나는 두툼한 조각을 집었다.

“아니. 난 이거.”

이번에도 속이 따뜻했다. 메아리는 손으로 입 아래를 받치고 먹었다. 설탕이 손바닥에 떨어졌다.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나는 내 몫을 다 먹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메아리의 손에는 꽈배기 끝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거 안 먹어?”

“먹을 거야.”

“한입만.”

메아리가 나를 보더니 손에 든 것을 얼른 입에 넣었다.

엄지와 검지를 조금 벌리며 웃는 세상빛.

나는 빈 접시를 들고 일어났다. 뒤에서 메아리가 나를 불렀다. 다 씹고 나서야 다음 말이 나왔다.

“언니, 다음엔 네 개.”

“하나만 먹는다더니.”

“이제 두 개.”

메아리가 양손에 컵을 하나씩 들고 내 뒤로 따라왔다.

빈 접시를 든 세상빛 뒤로 설메아리가 양손에 컵을 하나씩 들고 따라가는 모습.